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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 환우들과 평생 함께하는 ‘우리의 어머니’

기사승인 2020.09.26  16: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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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환우 이야기]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 지금 내가 건강히 존재하는 것은 나의 가족, 그 중에서도 나의 어머니 덕분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부터 쭈욱~ 어머니께서 주사를 놓아주셨습니다. 중학생이 될 무렵 단골 병원을 바꾸고, 그 나이 또래가 되면 본인이 직접 주사 놓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고 저도 자가주사를 시작했습니다. 이때 처음으로 병과 오롯이 마주한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본인이 자기 팔에 주사바늘을 찌른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고, 주사바늘이 혈관에 잘 들어가지 않는 경우도 있었죠. 한 번 실패를 하고나니 또 실패하게 될까봐 두려웠고, 점점 의기소침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주사는 다시 어머니에게 의존하는 횟수가 많아졌고, 어머니는 임간학교(신선한 공기와 햇볕으로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려고 숲 속에 만든 특수학교)까지도 동행해 주셨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머니께 너무 죄송해서 수학여행에 가서는 혼자 주사를 맞을 수 있도록 입원해서 자기주사를 마스터 했습니다. 아버지는 일 때문에 바쁘시고 가정사는 어머니께서 도맡아 하셨기 때문에 어머니는 가족의 중심적 존재였습니다.

   
 

어머니는 환우모임에 참여하면서 질병 정보를 수집하거나, 전문성이 높은 병원을 찾아내거나, 초중고 시절 다니던 학교에 가서 저의 질병에 대해 선생님에게 알려드리는 등 저를 위해서 늘 동분서주하셨습니다.

어릴 땐 그것이 너무 당연하다고 여겼는데, 자가주사를 계기로 저를 돌보시느라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하셨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저보다 더 적극적으로 병에 맞서 열의를 갖고 길러주신 덕분에 관절 상태도 악화되지 않고 잘 성장할 수 있었고, 현재와 같은 사회생활도 가능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심으로 감사하고 또 감사할 따름입니다.

   
 

○ 혈우병 때문에, 오히려 그 어떤 것이든 이야기 할 수 있는 관계가 되었다

어머니의 아낌없는 희생은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간병인이라는 직업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몸을 움직이는 방법이나 운동에 대해 조언을 해주기도 하고, 다리가 아플 때 차로 바래다 주기도 합니다.

체중이 너무 늘면 관절에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식단에도 신경을 써주십니다. 어머니께서는 균형과 영양을 고려한 맛있는 요리를 해주시기 때문에 우리 집에서 외식하는 날은 아주 특별한 날 뿐입니다.

저는 식사하면서 그냥 먹지않고, 요리에 대한 감상을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요리에 대한 저의 감상이 참고가 된다며 어머니께서 좋아하셨습니다. 저는 집에서 제 방보다 거실에 있는 경우가 많아서 부모님과 텔레비전으로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거나, 정치나 경제 등 사회 문제에 대하여 이야기하곤 합니다.

식탁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가볍게 맥주 한 잔 하면서 밤새 이야기 꽃을 피우기도 합니다. 부모님과 그 어떤 이야기도 기탄없이 나눌 수 있는 관계를 가질 수 있던 것은, 바로 저의 혈우병이라는 질병 때문입니다. 어릴 때부터 다리 통증이나 몸 상태에 대해 부모님께 말씀 드려야했고 부모님께서도 두 분의 의견이나 생각을 저에게 전달해주셔야 했기에 그런 것들이 이런 좋은 관계에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병이라는 존재가 부모님과의 관계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주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적극적으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며

건강하게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소중히 지내고 있습니다. 이것 또한 건강의 소중함을 부모님께서 알려주셨기 때문입니다.

체력적으로 힘든 직업, 간병인이라는 직업에 종사하기도 하다보니 부모님께서는, 앞으로 본인의 몸에 부담이 가면 어쩌나 걱정을 하시면서 하고 계신 일에 대해서도 자주 이야기를 나눕니다.

힘든 일을 하시면서도 늘 저를 걱정해주시는 어머니의 마음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매번 힘들 때마다 힘이 되어준 우리 가족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저는 사회인이 되고 나서 조금씩 행동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초봉을 받았을 때 근사한 식사 대접을 했고, 어버이날이 되면 선물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바빠서 시간을 내기가 좀처럼 쉽지 않지만 언젠가 어머니를 모시고 여행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앞으로 어머니께 은혜를 갚으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일본환우의 이야기는....

혈우병 환자와 가족을 위한 정보지 '에코'에 게재된 기고문이다. '에코'는 일본 바이엘약품(주)에서 운영하고 있는 혈우사회 공헌프로그램 중 한 가지이다. 

(※ 사진은 이해를 돕기위해 사용된 것으로 내용과는 관계가 없음)

[헤모라이프 조은주 기자]

 

조은주 기자 cap3882@hanmail.net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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