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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꿈은 프로 댄서! 멋진 춤으로 나를 표현하고 싶다”

기사승인 2020.09.09  02: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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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환우 이야기]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18세 기무라 군

어릴 적부터 춤추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한 기무라 군은 프로 댄서의 꿈을 향해 매일 레슨을 받고 있다. 기무라 군이 추는 춤은 다소 격렬하기는 하지만, 혈우병이 있다고해서 춤을 추지 못하라는 법은 없다. 미국 유학생활을 통해 댄스 정복을 꿈꾸는 기무라 군에게 댄스 삼매경에 빠진 날들에 대해 물어보았다. 

   
 

학교에서 큰 출혈을 경험한 적은 전혀 없었고, 근육을 키우며 장거리도 거뜬히 걸어 다닐 수 있습니다.  저는 한살이 되던 무렵부터 집에서 예방요법을 시작했습니다. 몇 차례 관절 내 출혈을 경험하긴 했지만, 다행히 학교에서 큰 출혈이 일어난 적은 없었고, 체육활동도 잘 참여하였습니다. 더구나 중학교 시절에는 육상부에서 장거리 달리기 선수생활도 조금 했습니다.  

예방주사는 빠뜨리지 않고 꾸준히 맞았고, 몸을 활발히 움직여 근육을 길러준 덕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춤추는 것을 좋아해서 어릴 때부터 TV에서 좋아하는 댄스그룹이 나오면 흉내를 내며 춤추는 아이였죠. 초등학교 때 1년간 춤을 배웠는데, 굉장히 즐거웠던 걸로 기억합니다. 중학교 시절 잠시 댄스를 그만두었는데, 춤을 추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 다시 댄스를 시작했습니다.

초등학생 때 다니던 동네는 댄스 스쿨이 없어서, 본격적인 레슨을 받을 수 있는 스튜디오를 찾아 다녔습니다. 무릎을 사용하는 격렬한 댄스를 포함해서 여러 장르의 춤을 추었는데, 특히 힙합을 좋아했습니다.

   
 

◇ 고3 여름에 깨달은 춤에 대한 생각.

고등학교 3학년 여름까지는 대학에 진학하려고 생각했었습니다. 여름방학 때는 댄스 레슨을 가지 않고, 입시학원 여름 특강을 다니며 수험공부에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춤을 추지 못하게 되자 스트레스가 너무 쌓였고, 여름방학이 끝나고 다시 레슨을 받았더니 다시 삶이 즐거웠습니다. 그래서 대학 진학을 위해 공부하는 시간을 춤추는데 할애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다니던 스튜디오는 유명한 프로댄서들을 배출하고 있었고, 프로댄서를 목표로 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대학을 다니며 레슨을 받는 사람, 춤에 미쳐있는 사람, 여러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고심한 끝에 대학 진학을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장래희망이 따로 없었다면 대학에서 진로를 찾았을지도 모르지만 저는 댄서라는 꿈을 향해 열심히 뛰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부모님과 많은 이야기를 했어요. 부모님께서는 대학에서 춤을 배우면 좋지않겠냐는 제안을 해주셨죠”

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춤은 대학에서는 배울 수가 없는 춤이었어요. 여러차례 의논한 끝에 저는 부모님을 설득했습니다. 대학진학을 목표로 하는 고등학교에 다녔기 때문에 다른 반 친구들은 진학을 목표로 공부를 했습니다.

담임선생님께서 반대를 하시지않을까 걱정했는데, 면담하면서 제 의사를 전달했더니 뜻밖에도 "좋은데?"라는 반응을 보이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춤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추고 있으니 춤으로 살아가라는 느낌이였어요. 친구들도 꿈을 향해 나아가려고 하는 저에게 "대단해!"라고 격려해주었습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저를 치료해주신 주치의 선생님께서도 잘했다며 적극 찬성해 주셨어요.

   
 

◇ 힙합의 본고장 미국으로 유학!!!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낮에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에는 댄스 레슨을 받는 나날을 보냈습니다. 하루의 절반을 레슨 받는데 보냈지만, 춤추는 것이 너무 즐거워서, 몇 시간을 추어도 전혀 힘들지 않았습니다.

춤은 레슨을 받을 때도 돈이 들지만, 아직 프로가 아니기 때문에 이벤트 때 무대에 서려면 제가 돈을 지불해야 합니다. 본인이 좋아서 하는 일이니  스스로 돈을 벌어서 그 비용에 충당하라고 부모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고등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단기적인 목표는 가까운 장래에 미국으로 댄스 유학을 가서 힙합의 본고장에서 레슨을 받는 것입니다.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들기 때문에 댄서 지망생인 동료와 쉐어 하우스에 살면서 레슨을 받으러 다닐 생각입니다.

일본과 미국은 문화와 국민성 등 모든 것이 다른데, 힙합 테크닉에서는 미국이 월등히 우월합니다. 주변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나만의 춤을 추고 싶고, 미국에 대한 동경심은 더욱 강해졌습니다. 유학을 가서 제대로 레슨을 받고 춤실력을 향상시키고 싶었습니다.

◇ 무대에서 활약하고 싶다!

유학을 한 후 춤실력이 향상된다면 아티스트의 백댄서도 해보고 싶고, 솔로 무대에도 서보고 싶어요. 댄스학원 강사로 제 자신의 춤을 가르쳐 주는 일도 해보고 싶구요. 최근 춤에 대한 인기가 많아지면서 프로에 뛰어드는 사람이 많아져서 생각만큼 쉽게 이루어지는 일은 아니지만, 저의 최종 목표는 프로 댄서로 활약하는 거예요.

춤을 추는 것이 그 무엇보다 좋았고, 주위분들의 응원도 있었고, 프로가 되겠다는 결심을 한 뒤로 한번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어요.

   
 

◇ "난 아프니까 안돼"라고 단정짓지 말고 도전하자!

평소에는 혈우병에 대한 의식을 하지않지만, 스노우 보드를 탈 때 점프를 피하거나 무릎을 바닥에 강하게 치는 듯한 춤을 출 때는 서포터를 착용해서 부상에 대한 대비를 항상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혈우병이 있어서 뭔가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저처럼 혈우병을 앓는다고해서 아직 집중할 수 있는 일을 찾지 못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몸에 병이 있으니까 못한다고 단정짓지 말고 무엇이든 도전해 보면 좋지 않을까요? 저는 오랜동안 꿈에 그리던 댄스를 과감히 시작하고 나서, 직업으로 해보고 싶을 정도로 빠져들었답니다. 아프다는 이유로 뭔가를 시도하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내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서.....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해서.....
중고생 즈음에는 부모님께서 주사를 맞으라고 하면 성가시게 생각할 수도 있지요.

저역시 "제 몸에 대해서는 제가 가장 잘 알고 있으니까 내버려두세요" 라며 부모님과 충돌한 적이 있습니다. 부모님께서 걱정이돼서 하신 말씀이라는 걸 잘 알고 있으면서도 말이죠. 아마도 누군가는 왜 하필 내가 혈우병에 걸린걸까? 하고 생각하실 거예요.

하지만 상처나 관절증 진행에 대해 걱정이 된다면 아무리 귀찮고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참고 주사를 계속 맞았으면 합니다. 치료를 계속해서 자신의 몸을 소중히 여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예전에 팔이 없는 미국인 댄서의 춤을 본 적이 있는데, 무척이나 감동스러웠습니다. 혈우병 뿐만아니라, 사람들은 각각의 여러가지 사연들을 품고 살아가지만, 그것을 자신의 개성으로서 잘 승화시켜 세상 속에서 멋진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꼭 꿈을 이루고 싶습니다. 그리고 프로 댄서로서 제 자신을 표현하며 살고 싶습니다.

   
 

◇ 기무라 군의 어머님으로부터.....

아이가 길에서 춤을 추며 다닌다고 주변 이웃들이 입을 모아 말할 정도로 춤추는 것이 즐거웠나봅니다. 

저희 부부는 둘다 연극을 했었고, 무대가 친숙했기 때문에 아이가 춤을 시작했을 때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춤을 업으로 살아보겠다는 말을 꺼냈을 때, 아이의 혈우병이 가장 먼저 떠올라 걱정이 많았어요.

병을 앓고 있으면서 댄서로 활동한다면 어려운 일에 봉착할 수도 있고, 해외 유학에 대한 불안감도 없을 수가 없었죠.

대학에 가서나 춤을 계속 추자고 제안도 해보았고, 춤을 배울 수 있는 대학도 찾아봤지만 아이가 원하는 춤은 대학에선 가르치지 않기도 했고, 무엇보다 본인의 의지가 확고했죠.

어찌하든지 간에 주치의 선생님들도 찬성해 주셨고 무엇보다도 제 아들, 본인 스스로 결심한 것이니만큼 열심히 응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본환우 기무라 군의 이야기는....

혈우병 환자와 가족을 위한 정보지 '에코'에 게재된 기고문이다. '에코'는 일본 바이엘약품(주)에서 운영하고 있는 혈우사회 공헌프로그램 중 한 가지이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위해 사용된 것으로 관련내용과는 관계가 없다)

[헤모라이프 조은주 기자]

 

조은주 기자 cap3882@hanmail.net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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