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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 환자, 롱액팅 치료제 투여로 ‘관절 기능 개선’ 가능한가?

기사승인 2020.06.19  04:5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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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의 건강회복, 관건은 ‘순응도’ 높이기

   
 

최근 혈우사회에 롱액팅 치료제가 화두에 오르면서 혈우병 환자들의 ‘관절기능’ 회복이 재조명 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혈우병 상식으로는 ‘이미 망가진 관절은 회복이 불가하다’라는 것이었다. 이에 환자들은 인공관절 등의 수술요법을 선택하고 있다.

그런데, 팩터 투여(치료제 투여)로 관절 기능이 회복될 수 있을까? 처음에는 ‘상식밖’이라고 생각했지만, 아스파이어(ASPIRE) 연구 결과를 접한 후에는 의식의 전환이 일어나면서 ‘충분히 가능하다’라고 이해됐다. 이유는 이러하다.

아스파이어는 사노피사의 ‘엘록테이트 임상 결과와 치료 혜택’에 대한 연구인데, 그 결과에 따르면 관절 건강 상태가 나빴던 환자들에게서 뚜렷하게 관절 건강 개선 효과가 확인되었다는 것이다. 연구 내용을 분석하면서 이해해 보면 그 ‘키 포인트’는 꾸준한 예방으로 관절 출혈이 없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이를 우리는 ‘순응도’라고 이해할수 있다.

즉, 적극적인 예방치료로 출혈없이 장기간 유지된다면 관절 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순응도’라는 것은 ‘환자와 치료제의 특성에 맞게 의사의 지시를 잘 따르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디바이스(주사 구성용품)가 주사하기 쉽게 되어 있거나, 투여횟수를 줄일 수 있거나, 약물의 볼륨(부피)이 적거나, 이러한 것들이 ‘순응도를 높이는 요소’로로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온-디멘드(출혈 후 주사투여)는 관절 개선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아울러 빈번하게 주사해야 하는 제제는 ‘롱액팅’ 치료제에 비하여 순응도가 낮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관절 개선’에 가장 큰 요인은 환자들의 적극적인 치료이다. 다시 말해서 어떠한 치료제든 최적의 스케줄에 따라 정확하게 병원을 방문하여 치료제를 처방받고 이어 예방요법을 적극적으로 실시하여 장기간 관절 출혈이 없도록 관리한다면 관절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아스파이어 연구를 조금 더 살펴본다면, 엘록테이트로 예방요법을 시행한 경우 성인 혈우병 환자의 표적 관절(자주 출혈되는 관절)은 235건 중 99.18%, 소아 혈우병 환자의 표적 관절 9건이 100% 개선됐다. 나아가 6개월 이상 추적 관찰했을 때 성인과 청소년 환자의 95%, 소아 환자의 100%에서 재발 없이 유지되는 결과를 나타냈다.

   
 

◇ 8인자 롱액팅 치료제 어떤 치료제가 있나?

위의 연구는 사노피의 8인자 롱액팅 치료제 ‘엘록테이트’의 경우지만, 씨에스엘베링(CSL Behring)의 ‘앱스틸라(성분명 로녹토코그알파)’도 국내 시판허가가 마무리됐고, 이미 시판되고 있는 애디노베이트(다케다 공급, 녹십자 판매)가 있다.

‘롱액팅’ 치료제는 현재 8인자 중증환자에게 4주 1회 방문시 8회 투여분과 추가처방이 가능하다. 기존 치료제는 2-3일에 한번씩 투여하게 되지만 롱액팅 치료제는 3-4일(환자의 특성에 따라 5일)에 한 번씩 투여하기 때문에, 이를 연간으로 계산하면 약 30%정도 주사횟수가 줄어들게 된다. 즉 150~160회 주사를 해야 하는 환자들이 100회 남짓 투여하면 된다는 의미이고 환자의 특성에 따라 주사횟수가 더 줄어들 수도 있다.

◇ 환자의 건강회복, 관건은 ‘순응도’ 높이기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앞으로 혈우사회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이미 롱액팅 시대는 도래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직 혈우사회는 롱액팅에 대한 관심이 예상밖에 저조한 실정이다. 그 이유 중 한가지는 혈우사회의 다양한 치료제 등장 때문일 수 있고, 혈우병 최신 치료 동향에 대한 인식 부재일 수도 있다. 또한 환자의 특성상 변화에 민첩하게 반응하지 못하는(또는 않는) 경향이 두드러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반면, 최신 치료동향에 눈 귀가 밝은 환자들은 오히려 멀찍이 앞을 내다보며 ‘헴리브라(JW중외제약)’나 ‘피튜시란(사노피)’ 등 피하주사(혈관에 주사하지 않고 피부 아래에 주사함) 치료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최적의 순응도, 최적의 관리는 현시점에서 가능한 최선의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소위 말하는 ‘가성비를 높이는 방법’이다. 누가됐건, 악화되는 내 몸은 책임져 주지 않으며 세월은 무조건 기다려 주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회복의 기회는 점차 멀어지는 것이고 삶의 질은 급속히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회복의 기회’를 놓친 이들은 과거를 회상하며 “나도 예전엔 걸어다닌 적이 있었지”라면서 고개를 떨구게 될지도 모른다.

이 시대, 혈우사회를 책임지고 있는 의료진들은 환자의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최적의 치료환경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환자들은 이에 부응해야 한다. 의사와의 적극적인 상담을 통해 ‘나에게 맞는 최적의 치료방법’을 묻고 최신의 의료혜택을 누리자. 그동안 나의 건강을 방치했다면 이제는 자신의 몸에게 용서를 구하고 최적의 치료로 충분하게 보상해 주자.

[헤모라이프 김승근 주필]

 

김승근 기자 hemo@hemophilia.co.kr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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