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헴리브라 급여기준안 본 혈우병 전문의 "쓰지 말라는 건가?"

기사승인 2020.02.22  20: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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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아 제외, 24주 동안만, 원내투여..' 지나치게 타이트한 심평원 급여안 도마위

   
 

피하주사형 혈우병A 예방요법제제인 '헴리브라'의 건강보험 급여기준 및 약가등재 심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보건당국이 과도하게 엄격한 급여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5일 열린 혈우병 환자단체 한국코헴회의 정기대의원회의에서는 국내 도입을 앞두고 있는 신개념 치료제에 대한 이같은 장벽에 관해 논의가 있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건강보험공단이 제시한 '헴리브라' 급여기준안의 내용은 '△만12세 이상이면서 40kg 이상인 중증 8인자 항체환자 △(평생 중) 최대 24주 처방 △원내투여 △면역관용요법을 할 수 있는 요양급여기관에서만 급여 인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또한 헴리브라 사용 이전과 비교하여 출혈건수가 증가하는 경우 투여를 중지하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되어 있다.

급여심사 신청 시점을 전후하여 국제학술지에 공식 게재된 임상시험 중간결과만을 토대로 최소한의 검증된 범위에서 보험급여를 인정하겠다는 것으로, 투여 환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면에서는 일면 이해가 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타이트한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혈관주사가 어려운 소아나 응급상황에 자주 노출되는 고항체 환자 등 혁신 신약이 절실하게 필요한 이들의 약품 접근성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발도 사고 있다. 대학병원에서 혈우병 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한 전문의는 "약을 쓰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알 수 없다"고 표현했다.

특히 24주 시한부로 약품을 허가한다는 조항은, 사용약제를 바꾸는 데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는 혈우 환자와 주치의에게 '기존 약 그대로 쓰라'는 것에 다름 없오 보인다. 심평원측이 향후 최신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기간을 늘릴 수 있다는 뜻을 밝히긴 했지만, 지난해 1월 식약처 허가 이후로부터 1년 넘게 급여심사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그런 약속은 공염불에 가깝다. 더군다나 지난해 여러 학술대회를 통해 헴리브라의 소아임상 데이터가 발표된 바 있는데도 보건당국은 '일단 이대로 간다'는 입장이다.

또한 모든 8·9인자 치료제 뿐만 아니라 기존 항체 우회제제까지도 원외처방을 통한 가정요법이 일반화된지 수 십 년이 지난 상황에서 '헴리브라 원내투여'라는 조항은 지방 거주 환자들의 삶의 질과 치료순응도를 떨어뜨릴 여지가 높다. 그에 더해 '면역관용요법을 할 수 있는 의료기관에서만 급여를 인정'하겠다는 것은 자칫 보건당국이 신약 사용을 억제하고 소수 기관을 통해 '관리하겠다'는 뜻으로 오인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항체를 없애는 치료법인 면역관용요법을 할 수 있는 곳은 서울에서도 두 군데 정도의 대학병원과 혈우재단서울의원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처방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이런 식으로 제한하는 경우는 다른 약제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게 사실이다.

혈우사회 관계자들은 이같이 현실과 거리가 먼 급여기준들이 제시되고 있는 원인에 대해,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 내에 혈우병을 전문으로 보는 의료진이 전무한 문제를 꼽는다. 심사 초기에는 자문 형태로 전문의료진의 의견이 들어가기도 했으나 결정단계에 와서는 어떤 이유에선지 그들의 참여가 배제되었고, 오직 예산의 잣대로 모든 치료환경을 컨트롤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까지에 이른 것이다. 심평원의 이번 기준안 제시에 대해 향후 약값 협상을 넘겨받게 된 보험공단 관계자들도 혀를 내두르며 오히려 환자들 걱정을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헴리브라'는 조만간 약가협상을 거쳐 항체환자 치료에 투입될 예정에 있으며, 공급사인 JW중외제약은 1분기 내에 항체가 없는 8인자 예방요법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 출발점인 이번 급여기준이 어떻게 정해질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으며, 환자들은 공급사 측에도 진정성 있는 의지를 가지고 한국 치료환경에 기여해 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혈우병A 항체환자 아이를 둔 어머니 이 모씨는 "대신 아파주고 싶고, 주사바늘에 찔리고 싶지만 말 못 하는 어린 아들을 늘 주사바늘 앞에 세운다"면서 "아직 헴리브라에 대한 보험급여 결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마음이 타들어간다"고 밝혔다.

한국 혈우사회를 받치고 있는 두 축, 혈우환자단체 한국코헴회와 한국혈우재단의 관련 입장과 활동도 지켜봐야 하겠다.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

김태일 기자 saltdoll@newsfinder.co.kr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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