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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도 완치하는 요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하나를 못 막아?

기사승인 2020.01.30  1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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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을 뒤흔든 바이러스, 왜 백신을 만들지 못하는가?

2020년 초부터 전국, 아니 전 세계가 중국발 신종코로나바이러스(2019-nCoV)로 방역 체계에 비상이 걸렸다. 1월 30일 현재 감염 확진자가 8천 명에 육박하며 사망자가 170여 명이 넘는 등 치사율 2.1%를 기록하며 매우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21세기도 20년이 지난 지금, 높은 수준의 의료 기술에도 왜 이런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가 어려운 것일까?

   
▲ 코로나 바이러스는 현미경 관찰시 모양이 왕관과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 CoV)는, 사람은 물론 동물에게도 걸리는 RNA 바이러스로 호흡기와 소화기에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코로나'라는 명칭은 현미경으로 자세히 봤을 때 바이러스의 모양이 왕관(왕관이라는 라틴어 cŏróna에서 유래) 형상을 가지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여기에 해당하는 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의 특성상 매우 다양한 종류로 분류되며 라이노 바이러스(Rhinovirus)를 비롯하여 감기의 주요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내고 있고 매년 백신이 만들어져 미리 예방을 할 수 있는 인플루엔자(Influenza, 독감) 바이러스보다도 약한 바이러스가 왜 백신도 없으며 더 위험한 전염 바이러스로 등극하고 있는 것일까?

   
▲ 현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국가 도식표, 짙은 빨간색은 발병 국가이며 빨간색은 확진자가 나온 국가, 파란색은 의심자가 나온 국가이다.

백신 개발이 더디다는 점은 다른 질환의 신약 개발과 매우 대조되는 부분이다. 특히 희귀질환 혈우병만 보아도 만 명 중 한 명꼴로 발병하는 희귀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유수의 제약사들이 거액을 들여가며 앞다퉈 신약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그에 비해 지난번 메르스(MERS) 사태 때에도 비슷했지만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제약사들이 시큰둥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2019년 말 발생하여 2020년 초에 중국부터 창궐하기 시작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앞서 설명했듯이 변이가 많이 일어나는 RNA 바이러스다. RNA 바이러스는 그 특성상 변종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미리 예측하기가 힘들고 이미 백신이 만들어져도 유행이 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몇몇 발병 사례로 백신을 만들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나의 백신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돈이 한 두 푼도 아니고 개발해 놓고도 유행이 끝나 더 이상의 감염자가 없다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 질병관리본부(KCDC)의 오늘 오전 발표 상황, 확진자가 8천명에 육박하며, 사망자는 170명을 넘어섰다.

거기다 수익성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 또 다른 장벽이 된다. 보통 제약사들은 신약을 개발 할 때 수십억~수조의 수익을 예상하고 개발에 돌입하게 된다. 보통 짧게는 5년, 길게는 20년씩 걸리는 개발 작업이니 그 동안 들어간 돈만 회수하려 해도 엄청난 비용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전염력이 강한 바이러스 백신은 그 특성상 많은 사람들이 투여받아야 한다. 즉, 가격을 비싸게 책정하면 돈 없는 사람은 백신 살 돈이 없어 죽어가고 돈 있는 사람만 살아남는 웃지 못할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비용뿐만 아니라 시간적인 문제가 더 큰 걸림돌이 된다. 사스(SARS)나 메르스와 같이 인류에게 큰 위협이 되었던 코로나 바이러스들은 모두 몇 개월만에 진정세로 돌입했으며 불과 1년만에 박멸되었다. 이것은 백신을 개발하는데 가장 큰 문제로, 보통 백신 개발에 수년이 걸리는 데에 비해 대유행성 바이러스의 생명은 그보다 짧기 때문이다. 즉, 적시에 공급이 불가능하기에 처음부터 개발을 하지 않는 것이다.

   
▲ 비말 형태로 전염이 가능한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안구 점막으로 전염이 가능하다는 추측에 물안경까지 쓰는 시민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과거 메르스가 피부 조직으로 전염이 가능하다는 추측도 있었던 만큼 장갑과 모자, 아니 밖에 나가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법으로 거론된다.

이런 이유로 대유행 바이러스 백신은 정부 주도로 백신의 개발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즉, 제약사 자체로는 백신을 만들 이유가 없으니 정부가 자금을 투자해서 백신을 개발하고 공급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도 적시에 가능하느냐는 문제에 가로막혀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에 비해 혈우병 치료제 같은 경우에는 아직도 신약 개발에 세계 유수의 제약사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 앞서 말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과는 반대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어 이러한 신약의 개발이 가능한 것이다. 혈우병 치료제는 매우 고가에 판매를 할 수 있고, 면역 체계를 건드리지 않는 약품이며, 선천성 유전병이기에 환자는 평생 이 약이 필요하다는 점들이 코로나바이러스와 다른 점이다. 여기에 선천성 혈우병은 단일 유전자 변이로 일어나는 질환이라 유전학 연구의 기초로 많은 연구자들이 우선적으로 공부하여 연구한다는 점은 덤이다.

   
▲ 만약 이 사태까지 오게되면 사실상 국가의 모든 기능이 마비되게 된다.

아직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백신에 대한 소식은 요원한 상태다. 아니, 기대하지 않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만약 백신이 필요할 정도라면 아웃브레이크(Out Break), 즉 대창궐이 일어난 후일 테니 백신이 있다 한들 처방 받을 수 있다는 조건만으로도 이미 생존에 성공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중국에서는 우한 시장의 초기 전파 숙주 연구 등을 통해서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동물 실험도 들어가지 않은 상태라 빠르면 올해 말쯤 인간 임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2019년은 우리나라에서도 혈우병 치료의 신기원이 일어났다고 할 정도의 의학 발전이 눈부시게 이루어진 원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작 바이러스 하나에 이렇게 무너져가는 것을 보고 있자면 위대한 자연의 힘 앞에 무력한 인간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앞서 말한 여러가지 이유로 백신 개발은 뒷전이라 최대한의 방역을 통해 확산을 막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일이다. 우리 혈우인들도 백신을 기다리기보다 개인 위생에 더 신경을 써 감염으로부터 미리 대처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일 것이다.

 

[헤모라이프 황정식 기자]

 

황정식 기자 nbkiller@hanafos.com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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