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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을 찾는 질문은 무시당하는 삶의 씨앗 2

기사승인 2019.12.01  21: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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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동필 박사의 교육칼럼 #17

   
 

예를 들어 맛집이라는 곳의 비법을 전수받기 위해서는 ‘이 요리 어떻게 만들어요?’와 같이 지식을 묻는 질문으로 비법을 가진 사람에게 접근한다면 얻는 지식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비법을 가진 자의 비위를 맞춰야하기에 스스로를 노예화 시킬 수도 있는 것이 바로 지식을 찾는 질문입니다. 즉, 스스로 가진 자에게 굽실거리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는 것이죠. 타인의 노예로 살아가면서도 주인을 잘 만나 즐거울 수만 있다면 굳이 벗어날 이유가 없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주인이 바뀌게 되면 상황은 달라지죠. 그런데 지식을 묻는 질문은 노예와 같은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 말고도 삶에 미치는 영향이 또 있습니다.

사회는 스스로 생각하고 무엇을 찾아서 하는 능동적인 사람을 필요로 하고 또 그런 사람을 우선시합니다. 하지만 지식을 찾는 질문은 질문하는 당사자를 ‘지식이 없는 사람’, ‘스스로 무엇을 찾아서 하지 못하는 사람’ 그리고 ‘귀찮은 사람’으로 보도록 만들죠. 즉, 질문을 받는 사람의 관점에서 보자면 지식을 묻는 질문을 하는 사람은 한마디로 ‘한심한 사람’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선 ‘이건 어떻게 하는 거야?’ 또는 ‘이건 뭐야?’라는 질문들에는 질문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나는 한 번도 스스로 답을 찾으려 시도해 본 적이 없다!’라는 의미가 내포되어있습니다. 두 번째로 이 질문들에는 ‘나는 누가 가르쳐줘야하는 사람이다!’라는 뜻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즉, 스스로 ‘나는 능동적으로 무엇을 할 수 없고 누군가가 가르쳐줘야만 하는 사람!’임을 타인에게 광고하는 격이죠. 이런 이유로 무엇을 알고자 지식을 묻는 사람은 타인의 무시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이렇게 무시당하는 일이 빈번해지면 그 사람은 점차 자신감을 잃게 되며 위축되고 우울해지기 때문에 삶이 점점 더 힘들어 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처럼 타인과의 관계가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이 속에서 질문을 하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시당하지 않고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도록 질문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의외로 간단합니다. 내가 보는 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그 설명을 바탕으로 질문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요리의 비법을 알고자 한다면 ‘이거 어떻게 만들어요?’와 같이 지식을 묻는 질문이 아니라 ‘이 요리는 소고기를 간장에 재워서 만든 것 같은데 단맛도 있는 걸 보니 단맛을 내는 과일 같은 것도 사용하신 것 같군요. 과일을 쓰셨나요?’처럼 내가 보고, 듣고, 느끼고, 냄새 맡고, 맛본 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질문을 하는 것입니다. 내가 관찰한 것을 설명한다는 것은 곧 ‘나는 답을 찾고자 생각을 해 봤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며 따라서 ‘나는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찾아서 행동하는 사람’임을 상대에게 알리는 역할을 합니다. 이렇게 능동적인 사람임을 보인다면 상대는 나를 무시하기보다는 오히려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 또는 함께 일을 하면 즐거울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가끔 우리는 직장에서 일의 능력은 떨어지지만 진급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물론 연줄이 있어서 가능한 경우도 있겠지만 많은 경우 그 사람의 접근법 특히 질문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쉽게 관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유를 하자면 한 사람은 기술이 있어 프로그램을 잘 만듦에도 진급이 안 되는 반면 또 다른 사람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기술이 조금 떨어짐에도 질문과 접근법에서 차이를 보여 진급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무시당하는 삶이 아닌 인정받는 삶을 원한다면 질문부터 바꿔보세요. 또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지식을 구하는 질문이 어려서부터 아이들을 종속적이고 타인에게 무시당하는 삶을 살게 하는 씨앗이 된다는 것을 생각하고 질문하는 방법을 자녀와 함께 바꿔볼 것을 제안합니다.

[민동필 칼럼니스트]

'혈우 가족' 민동필 박사는?

민동필 박사는 워싱턴 스테이트 대학에서 박사를 마치고 코넬 웨일 메디칼 스쿨에서 박사후 과정을 마치고 콜럼비아 대학에서 연구팀 리더로 있었으며 캐나다로 이민 후 캐나다 국립연구소에서 과학자로 일하며 몬트리올 콩코디아 대학에 겸임교수로 있다가 밴쿠버로 이주하면서 교육으로 분야를 바꿔 현재까지 교육방법을 개발해왔다.

민동필 칼럼니스트 tongpil@gmail.com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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