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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은 활기찬 삶, 모든 환우들이 누릴 수 있기를..

기사승인 2019.11.12  14: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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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헴리브라' 무상공급 받고 있는 김영인 환우

멀게만 느껴졌던 노블테라피(차세대 치료제)라든가 유전자 치료 등 응고인자 기반의 약을 대체할 새로운 혈우병 치료제들이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신약들이 앞다투어 임상시험을 국내에서 실시했고, 많은 수의 환우들이 임상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새로운 치료제 도입이 규제라는 벽에 가로막혀 정체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다. 일본 쥬가이제약이 개발한 헴리브라(Hemlibra, 성분명 emicizumab)는 미국 등지에서 혁신 치료제로 지정되어 우선 심사 대상으로 빠르게 공급 결정이 이루어지고 혈우병 환자에게 공급되고 있는데 반하여 우리나라에서는 계속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의 급여 평가에서 시간이 지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식 출시 전까지 제약회사와의 제휴를 통해 무상으로 헴리브라를 공급받고 있는 혈우환우 김영인씨를 만나보았다. 김영인씨는 중증의 8인자 환자인데, 작년부터 항체 반응이 나타나 우회치료제를 맞고 있던 중, 헴리브라를 만나게 되었고 무상공급 대상으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의 이야기를 통해 헴리브라가 어떤 약이고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알아보았다. 인터뷰는 11월 7일 심평원의 '헴리브라 조건부 승인' 결정 이전인 5일 진행되었다.

 

   
▲ 헴리브라를 3개월째 투여하고 있는 김영인 환우

 

김기자 : 인터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영인 : 예, 반갑습니다.

김기자 : 헴리브라 무상공급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김영인 : 제가 예전부터 모노클레이트P(이하 모P)를 맞다가 작년에 약을 변경하면서 항체가 생기고 노보세븐을 맞고 있었습니다. 항체 수치가 계속 떨어져야 하는데 별다른 진전이 보이지 않자 전수지 간호사께서 헴리브라를 얘기를 해주셨어요. 김효철 원장님께서도 이 프로그램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신다니까 믿을 수 있었고 그래서 거부감 없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김기자 : 가족과 상의를 하거나 했나요?

김영인 : 그런 것은 없었습니다(웃음). 제 의사에 바로 실시했죠. 제가 예전에 인터페론 치료를 서울대학교에서 처음 환자들 시작할 때 참여했었거든요. 그때 6개월동안 열심히 치료하니까 좋아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새로운 약을 투여 받으면 좋을 것 같다라고 생각해서 거부감 없이 시작했습니다.

김기자 : 어떻게 투여를 하고 계시고 사용해보신 느낌은 어떠신지요?

김영인 : 일단 첫째로 편하다라는 느낌이에요. 이전에는 혈관을 찾아야 하니까 중압감이 많았거든요. 주사 넣다가 실패하면 또 넣어야 하고, 한 번 넣다가 실패하면 다시 놓기가 두렵잖아요. 심지어는 7, 8번 주사를 넣다가 약을 버린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헴리브라는 그런 부담 없고, 용해를 안해도 되니까 편하고, 피하주사다 보니까 주사 바늘을 꽂는데 약간 따끔한 정도라 지금은 주사 맞는데 하루에 열 번이라도 할 수 있을 정도로 편합니다.

   
▲ 제주도에서 거주하는 김영인 환우는 중간 검진을 겸하여 김효철 김소연 내과를 방문하였다.

김기자 : 투여 간격과 투여 용량은 얼마로 맞는지요?

김영인 : 제가 일주일에 한번씩 목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투여를 하는데요, 30mg과 90mg 두 개 합쳐서 맞으니까 실제 들어가는 양은 1.6ml 정도 됩니다. 이 약을 맞음으로써 제일 좋은 점이, 지금 3개월 동안 출혈이 한번도 없었다는 거에요. 물론 그 전에도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 출혈이 적긴 했는데 그래도 지금 3개월 동안은 전혀 출혈이 없고 다른 약 투여도 없이 이것에만 의존하고 있죠.

김기자 : 헴리브라를 맞기 전에는 출혈이 어느 정도 있었나요?

김영인 :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근육 부분에 출혈이 자주 있었거든요. 컴퓨터 작업을 많이 하다보니까 팔목이라던가, 그리고 걷는 일이 많으니까 종아리, 허벅지 출혈이 좀 있었고요. 그리고 고질적으로 안좋았던 왼쪽 발목에 출혈이 좀 있었고요. 번갈아 가면서 출혈이 있었는데 지금은 하나도 없어요. 이제는 출혈도 없고 몸이 좋아지니까 저녁에 몸 생각해서 운동도 하고 동네도 두 세 바퀴 걷기도 합니다. 운동을 하니까 오히려 더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김기자 : 목요일에 맞는 이유가 있나요?

김영인 : 병원에서 목요일에 처음 맞았기 때문에 목요일로 정해서 맞고 있습니다.

김기자 : 일주일에 한 번씩 출혈이 있다가 전혀 출혈이 없다면 가족분들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요.

김영인 : 제가 느끼는 만큼 아내가 그런 부분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주사 준비를 아내가 항상 해 주었거든요. 이제는 아내도 많이 편하다고 하고 출혈이 전혀 없다는 것을 아니까 정말 좋다고 말합니다. 심지어 이런 건 다른 환우들도 맞아야 한다고 할 정도죠. 사실은 예전에 제가 제주도에 내려가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출혈이 있던 것이 생활의 변화가 잦다 보니까 무리가 가서 그했던 것 같습니다. 운전이라든가 다른 일들에 무리가 되어서 굉장히 자주, 또 많이 아팠어요. 그걸 아내가 옆에서 보아 왔는데 헴리브라를 맞고 나서는 싹 없어지게 되니까 약효를 되게 좋게 보고 있습니다. 정말 생활이 많이 바뀌었지요.

김기자 : 중복되는 질문일 수 있는데 기존 치료제와 가장 다른 점이라면 무엇일까요?

김영인 : 조금 전에 말씀드린대로 혈관을 찾아야 한다는 중압감이 없으니 마음이 편합니다. 제가 혈관이 잘 나오지 않아요. 그리고 운동을 많이 못해서 그런지 혈관이 잘 고정되지 않습니다. 바늘을 잘 꽂았다고 생각했는데도 들어가다 보면 혈관이 터지기도 하고, 그럼 또 다른 곳을 찾아야 하고… 아마 다른 환우들도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또, 혈관 주사를 맞다보면 제일 만만한 혈관을 찾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제가 새로운 혈관은 잘 도전하지 않고 제일 만만한 굵은 혈관에만 꽂게 되는 것이지요. 의학적으로는 잘 모르지만 그러다 보면 혈관이 두꺼워지는 느낌도 있고 바늘이 들어갈 때 매우 아프고 불편합니다. 하지만 헴리브라를 맞게 되면서부터 그런 불편함이 모두 없어지니 편하게 되는 것이죠.

   
▲ "거주지를 옮기고 나서 많은 출혈을 겪었지만 헴리브라를 투여하고 나서는 한 번도 출혈이 없었습니다."

김기자 : 피하주사가 아프거나 어렵진 않으세요?

김영인 : 그냥 따끔한 정도니까 맞는데도 별 문제는 없는데 한가지 좀 불편한 점이 있긴 합니다. 30mg과 90mg 두 개를 섞어서 맞으면 안된다고 해서 복부하고 허벅지, 이렇게 두 군데를 찌르고 있거든요. mg수가 좀 많은 쪽에는 가끔 살짝 멍이 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도 다른 약에 비해 양도 적고 용해하는 것도 없으니까 좋습니다. 그리고 주사약 다 넣고 어느 순간 보니까 점도가 있어서 약간 남는 부분이 있더라구요. 근데 각각의 단위별 용량마다 추가적으로 들어가 있는 용량이 조금씩 있어서 손실은 없다고 들어서 그 부분도 마음에 들고요.

김기자 : 바늘 길이는 얼마나 되나요?

김영인 : 약 1cm 정도입니다. 인터페론 치료할 때는 팔뚝에 맞아야 해서 제가 혼자 못 넣고 남이 놓아 주었거든요. 그런데 이건 제가 아무 곳이나 선택을 해서 넣을 수 있으니까 좋습니다. 

김기자 : 해외에서는 많은 투여 사례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처음이잖아요. 그런 면에서 투약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으셨는지요?

김영인 : 예. 저는 처음에 헴리브라를 접할 때부터 긍정적으로 생각을 했었고, 또 아까 말씀드린대로 인터페론을 치료하면서 좋은 효과를 보았던 경험도 있고, 또 임상시험을 다 끝낸 것이라고 말해주시기도 하구요, 그리고 문제 생기면 원장님께 따지면 되니까(웃음). 그래서 큰 거부감 없이 바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잦은 출혈, 특히 근육 출혈이 많아 고생했다는 김영인 환우, 지금은 출혈도 없고 매우 편해졌다고 말하였다.

김기자 : 그럼에도 개선해야 할 것이 있다면요?

김영인 : 개선점이라면, mg수를 맞추는게 어렵다고 해서 두 번에 걸쳐서 맞고 있습니다. 두 번 맞는다고 해서 어렵고 그렇진 않은데요, 정말로 따끔한 정도이기 때문에 하루에 열 번이라도 맞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한번에 끝낼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김기자 : 우리나라 약품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도입이 늦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김영인 : 제가 맞아보니까 편하다는 것을 분명히 느꼈잖아요? 분명 다른 환우들도 같이 이렇게 편한 것을 공유해야 하는데, 그게 좀 안되고 있다는 것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청와대 청원도 바로 들어가서 동의를 했습니다. 아내도 그렇게 느끼고 있어서 아내도 동의를 했습니다. 사실은 건강보험공단에서 심사 상정이 되지 않았다라는 것을 오늘 오면서 기사로 보았습니다. 저 같이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혈관주사에 중압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데 아이들은 얼마나 더하겠어요? 아이들에게는 정말 시급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빨리 혜택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하나 더, 요즘 피하주사이지만 주사바늘이 아닌 패치식으로 투여를 하는 것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기술도 더불어서 개발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앞서가는 생각이 아닌가 하면서도요(웃음).

   
▲ "제가 받은 느낌, 특히 아이들이 주사에 대한 강박감과 두려움을 떨치고 더 좋은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김기자 :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 계획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요?

김영인 : 제가 제 아내와 같이 제주도로 내려간 이유 중의 하나도 바로 그러한 삶을 위해서입니다. 전까지 천안에서 일을 했는데 천안, 충남권이 미세먼지가 많은 쪽에 속하는 지역입니다. 아내도 말하길 건강을 생각해서 내려가 지내보자라는 취지로 내려간 것이거든요. 그런데 가보니까 공기도 좋고 생활 환경이 매우 좋아요. 그리고 이 무상공급 이후로 저녁에 시간을 내서 운동을 좀 많이 하고 있습니다. 수영과 걷기 운동, 그리고 골프까지 이러한 운동들을 여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죠. 출혈이 적으니까 이런 것들도 더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에 출혈로 인한 불편함이 없으니 제 삶이 편안하고 윤택해진 그런 느낌이 들어요. 가족들도, 제 아내도 그런 느낌을 공유하면서 더 좋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건강, 노후를 생각해서 운동을 좀 더 하려고 하고 여기에 헴리브라가 그러한 일들을 많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김기자 : 그밖에 전해주실 말씀이나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김영인 : 제가 예전에 인터뷰 할 때도 얘기를 했었는데, 저는 마흔 넷이라는 나이에 그래도 비교적 몸 상태가 좋다라고 생각합니다. 어머니께서 건강을 많이 챙겨 주셨고 중증은 아니지만 건강을 많이 신경썼거든요. 그래서 저는 환우들이 자기 몸을 정말로 아끼면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른들이 '우리 새끼' 하면서 안타까우니까 좋은 것만 먹여주고 챙겨주는 것들이 오히려 독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것만 많이 먹고 살이 찌면 관절에 더 안 좋고 저희 건강이 더 나빠지게 되거든요. 오히려 더 안 챙겨주고 안 먹고 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제가 만나는 환우들마다 살찌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특히 남일이에게요(웃음).

김기자 : 소중한 말씀 감사합니다.

   
▲ 김효철 원장, 김소연 원장과 함께 사진을 찍은 김영인 환우

 

[헤모라이프 김태일, 하석찬, 유성연, 황정식 기자]

 

황정식 기자 nbkiller@hanafos.com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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