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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혈우병'?? 조국 사태 속 '액자구조'

기사승인 2019.10.13  22:4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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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티즌 갑론을박은 헤프닝으로..여성 혈우병 관심 환기

   
 
   
▲ 조국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출혈질환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을 유포하는 SNS 글들

조국 법무부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가 혈우병 환자라는 내용의 글이 한때 SNS 상에 퍼져 진위여부와 여성 혈우병 가능여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다.

지난 9월 말 조국 교수 자택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정경심 교수가 조국 장관에게 전화를 걸었고 조 장관이 압수수색 관계자에게 "(아내의) 건강상태가 안 좋은 것 같으니 놀라지 않게 진행해달라"고 말한 것에 대해 정치권에서 '수사외압', '장관탄핵' 등의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 교수의 절친'이라는 인물의 글을 인용해 정교수가 혈우병 환자이며 배우자의 건강이 악화될 수 있는 상황에서 남편으로서 당연한 부탁을 한 것 뿐이라며 조 장관측을 옹호하는 글이 SNS상에 유포된 것이 발단이었다.

인용된 최초의 글에는 '자신을 괴롭히는 희귀 지병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살던 그녀(정 교수)는 남편과 의사의 권고로 마침내 큰 수술을 받았다. 한 번 피가 나면 멈추지 않는 희귀 질병에 대한 두려움으로 사망까지 각오해야 하는 수술이었다'고 적혀있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를 인용해 '정경심 교수가 혈우병 환자다', '지혈이 어려운 건강 상태가 아주 나쁜 상황이다', 나아가 '교통사고를 당해 큰 수술을 했고 후유증이 혈우병으로 남았다'는 내용으로까지 글을 올렸다. 

이는 조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가 강도 높게 진행되는 것에 대해 비판하고 장관측의 대응을 적절한 것으로 지지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될 수는 있으나 팩트에서 벗어난 가짜뉴스가 생산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특히 '여성 혈우병'이라는 부분의 가능여부에 대해 인터넷 공간 내에서 갑론을박이 치열했다. 더구나 정치 논란 속에서 혈우병이 묘하게 거론되는 것에 불편함을 느껴 서로 진상을 파악하고 의견을 나누는 혈우환자와 가족들도 많았다.

'정경심 혈우병' 소문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혈우병 환자 데이터를 갖고 있는 한국혈우재단(이사장 황태주)에서는 개인정보라 아무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답변을 해 왔고(당연하다), 조직이 오래되고 환자가족 간 유기적으로 연결된 혈우병 환자단체 한국코헴회 관계자들은 정경심이라는 이름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 정 교수가 혈우병은 아니라는 내용의 정정글

논란이 이어지자, 10월 초 결국 다른 조 장관 지인들이 SNS를 통해 '정경심 교수가 영국에서 사고를 당해 후유증이 있기는 하지만 혈우병은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조국 장관에게 직접 들은 사실이다'라는 내용의 정정글을 올리면서 일단락되었다. 애초 정 교수의 지병을 혈우병으로 암시했던 첫 글은 현재 내려진 상태이다. 

한때의 헤프닝으로 그치긴 했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가짜뉴스에 대한 경각심을 세우는 한 편, '그러면 후천성 혈우병 아니냐', '여성 혈우병은 어떤 경우에 나오나' '혈우병이 뭐냐' 같은 다양한 질문들을 던지기도 하고 그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서울에서 혈우병 환자를 전문으로 보는 몇 안되는 종합병원인 신촌세브란스 한승민 조교수(소아청소년 암센터)는 '여성 혈우병 가능여부'를 묻는 질문에 "모계유전에 의한 전통적인 혈우병A(8번 응고인자 결핍), 혈우병B(9번 응고인자 결핍)가 아닌 기타응고인자 결핍질환은 남녀 같은 비율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고, 혈소판무력증 같은 다른 출혈질환으로 인해 여성이 지혈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고 답했고 "드물지만 혈우병A, B 보인자 여성도 응고인자 수치가 낮은 경우 출혈경향을 보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 일부 네티즌들은 이번 헤프닝을 계기로 혈우병에 대한 올바른 정보들을 공유하기 위해 애쓰기도 했다.

혈우병과 출혈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뜻하지 않은 계기로 높아지기도 한다는 점, 조국 사태가 가져온 나쁘지 않은 '사이드 이펙트'가 된 듯 하다. 이번 사건을 바라본 40대 혈우병 환자 정모씨는 "사회적 관심이 최고조인 상황에서 희귀병 = 혈우병으로 치부해 버리려는 세력들의 가짜뉴스에 코헴회가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의견을 내면서 "그렇지 않으면 궁지에 몰린 정치인, 경제인들이 휠체어를 밥먹듯 타듯이 희귀병 혈우병으로 포장하는 단골메뉴로 악용될 것"이라고 불편한 마음을 전했다.

참고로, 출산이나 갑작스러운 과출혈로 후천적(대부분 일시적인) 혈우병을 앓게 되는 경우도 있으며, 유전질환으로 알려진 혈우병A, B도 약 30%는 가족력 없이 환자 자신부터 시작된 돌연변이로 발생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혈우병을 포함한 모든 출혈질환 환자들은 한 번 출혈로 사망할 만큼 지혈이 전혀 안되는 것이 아니라 '지혈이 늦게 되는 것'이며, 현재는 적절한 응고인자 치료제 등이 개발되어 충분한 자가관리를 해 나가고 있다. 또한 유전자 치료를 통한 '완치'도 임상시험 마지막 단계에까지 와 있어 과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질환 중 하나이다.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

김태일 기자 saltdoll@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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