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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에 매달리는 학생들과 학부모들

기사승인 2019.09.08  18: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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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동필 박사의 교육칼럼 #8

최근 한국의 뉴스를 보면 한 장관 후보자라는 사람의 자녀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특히나 논쟁거리로 올라오는 내용들은 스펙을 쌓는 과정에서 권력의 힘이 작용했는지의 여부에 대한 것이 많아 보입니다. 다양한 봉사활동과 인턴 경험 등, 상급학교로 진학하거나 취직을 할 때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이 장관 후보자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하나라도 더 추가하고자 때로는 약식으로, 때로는 부모나 지인의 힘을 빌려, 때로는 꼼수를 쓰면서까지 스펙 쌓기에 나서는 것이 현실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물리학의 한 획을 그은 아이작 뉴턴이나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다양한 봉사활동과 인턴 경험을 통해 새로운 물리학적 개념을 창조했다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애플을 만들고 일으켜 세운 스티브 잡스가 대학에 가고자 또 직장을 잡고자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봉사활동을 하고 인턴도 했었다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대학에서 스스로 자퇴한 잡스가 필체를 컴퓨터에 접목시키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애플을 다른 컴퓨터와 차별화 하였듯, 뉴턴과 아인슈타인이 새로운 개념과 방법들을 창조했듯, 세상을 변화시킨 사람들은 학교, 직업, 봉사활동, 인턴경험 등 아닌 자신들의 두뇌능력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삶을 개척한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 스티브잡스가 아이폰을 처음 선보이던 발표모습

스티브 잡스와 같은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개척했고 그 원동력으로는 학교, 학벌, 스펙과 같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아이디어와 그것을 현실화 할 수 있도록 만든 노력의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스스로 무엇인가를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사람의 경우 스펙은 필요한 요소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스펙은 그 사람의 사고력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그 사람이 어떤 경험을 했는지를 보여주는 도구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 스펙이 단순히 그 사람의 경험만을 반영한다면 아마도 그 자체로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펙을 쌓으려는 사람들의 내면에는 그 사람들 자신도 보지 못하는 스펙의 의미가 존재함을 아마도 생각해 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이 내용들을 풀어보겠습니다.

먼저 스펙을 상급학교 진학이나 취업의 도구로 쌓는 경우는 내가 상급학교나 직장으로부터 선택을 받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누군가가 내 능력이 다른 사람과 차이가 있음을 인정하고 받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는 거죠. 이 말은 곧 스펙을 쌓고자 하는 당사자나 부모의 경우 자신이 주체가 되어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눈에 들고자 자신들을 깎고 다듬는 경우이기에 말 그대로 자존감이나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다음으로 세상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과 그 생각을 바탕으로 방법을 찾는다는 것을 고려해볼 때, 스펙에 매달린다는 것은 곧 자신만의 고유한 생각 없이 좋다는 것을 따라가는 말 그대로 소떼의 우두머리가 방향을 잡으면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가는 경우라고 볼 수 있으므로 인간의 두뇌가 아닌 동물의 두뇌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흔히들 권력, 돈, 명예 등을 가진 사람들의 자녀들이 더 많은 스펙을 쌓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돈이 없으면 해외 봉사는 꿈도 꿀 수 없고 연줄이 없으면 얻는 정보도 한정되어 있을 뿐 아니라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조건을 만들어서라도 지인의 자녀를 받아들이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은 부러워해야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이 없어 스펙으로 가리고자 하고, 스스로 판단할 수 없어 타인의 판단에 맞춰 삶을 깎아 나가며,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는 지도자가 아닌 단순이 우두머리를 따라가는 소의 두뇌를 가진 사람들의 모습이라는 것을 바로 보아서 실제로 해야 하는 것은 두뇌를 깨우치는 공부라는 것을 인식해야 나와 자녀들의 삶이 바뀔 수 있을 것입니다.

[민동필 칼럼니스트]

'혈우 가족' 민동필 박사는?

  민동필 박사는 워싱턴 스테이트 대학에서 박사를 마치고 코넬 웨일 메디칼 스쿨에서 박사후 과정을 마치고 콜럼비아 대학에서 연구팀 리더로 있었으며 캐나다로 이민 후 캐나다 국립연구소에서 과학자로 일하며 몬트리올 콩코디아 대학에 겸임교수로 있다가 밴쿠버로 이주하면서 교육으로 분야를 바꿔 현재까지 교육방법을 개발해왔다.

민동필 칼럼니스트 tongpil@gmail.com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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