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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모필 무비필> 초강력 태풍보다 더 쎈 것이 있다?

기사승인 2019.09.08  16:5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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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트위스터>, 토네이도를 쫓는 패기 넘치는 과학자들의 이야기

   
▲ 영화 <트위스터>, 96년 작품이지만 토네이도를 주제로 한 재난영화 중 명작으로 꼽힌다.

제13호 태풍 링링(Lingling)이 주말동안 한반도를 훑고 지나갔다. 인명과 재산 등 많은 피해를 입히고 지나갔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 접근 한 태풍 중 역대급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그나마 태풍 대비에 선방했다는 얘기도 있다.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상륙한 태풍 링링, 하지만 더 강력한 바람이 분다면 어떨까?

   
▲ 참으로 신기하고 아름다운 장면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근거리에서 당하는 입장은 전혀 그렇지 않다.

태풍을 소재로 한 영화는 많지 않지만 미국 중부에서 자주 발생하는 토네이도를 주제로 한 영화는 몇몇 있다. 몇 년 전 개봉한 <인투더 스톰>을 비롯하여 96년작 <트위스터>까지 순식간에 모든 것을 없애버리는 강력한 소용돌이라는 점에서 인기있는 영화 소재임이 틀림없다.

   
▲ 카테고리 5급 토네이도는 실제로 지하 벙커에 숨어도 안전하지 않음을 표기하고 있다. 영화 초반 조의 아버지가 지하실 문을 부여잡고 있다가 같이 날아가는 장면

실제로 평생 보기 힘든 장면이면서도 굉장히 위험하기에 근거리 관찰을 한다는 것이 매우 힘들다. 하지만 이런 토네이도만 따라다니며 촬영을 시도하는 스톰 체이서들이 미국에는 꽤 있는 편이다. <트위스터>의 조와 빌은 이런 토네이도를 쫓아다니며 연구하는 과학자들이다.

   
▲ 빌은 조를 만나 이혼 서류에 서명을 해주길 바라지만 아직 마음이 남아있던 조는 자세히 안 읽어봤다며 질질 끈다.
   
▲ 오히려 다급한 그를 내버려두고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조

토네이도는 그 특성상 발생하는 위치, 시간을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 태풍과 달리 토네이도는 불과 수 초만에 발생하며 발생 후 몇 분 지나면 소멸해 버리기 때문에 예측이 어려운 것이다. 현재의 최첨단 기기를 동원해도 태풍의 예상 경로를 예측하기 힘든데 토네이도의 발생과 소멸은 그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

   
▲ 하지만 그날 빌은 새로 결혼할 여자친구까지 데리고 왔다. 불편한 3자 대면
   
▲ 곧 토네이도 경보가 울리고 잽싸게 토네이도를 쫓기 위해 급하게 이동하게 된다.

극중의 조(‘헬렌 헌트’ 분)와 빌(‘빌 팩스턴’ 분)은 이러한 토네이도의 예측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하는 학자들이다. 우선 토네이도를 연구하려면 토네이도를 만나야 한다. 즉, 연구를 위해서는 위험도 불사해야 하는 것. 조는 빌의 아이디어로 만든 토네이도 관측 기계 도로시(오즈의 마법사의 그 도로시 맞다)를 완성하여 보여주지만 빌이 팀원들을 방문한 이유는 이혼 서류에 서명을 받기 위해서 왔을 뿐이다. 그것도 이제 곧 결혼할 여자친구 멜리사(‘자미 거츠’ 분)를 데리고…

   
▲ 빌은 경쟁자 조나스를 만나게 되고 그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훔쳐 기계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아챈다. 당연히 싸움판이 벌어지고...
   
▲ 빌은 하루만 조에게 투자하겠다고 한다. 그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도로시를 하늘로 올려 보내는 것까지만 도와주겠다는 것

오랜만에 만난 조와 빌은 여전히 티격태격 싸우지만 이 와중에 기업의 후원을 받는 경쟁자 조나스(‘캐리 엘위스’ 분)를 우연히 만나게 되고 그가 빌의 아이디어를 훔쳐 비슷한 기계를 만들어낸 것에 화가 나 하루만 팀에 합류해 조를 도와주기로 한다. 이혼 서류를 받아서 새로 결혼할 여자친구 멜리사를 여전히 뒤에 태운 상태로 말이다.

   
▲ 빌이 조와 같이 일했을 때 모두들 그를 인간 기압계라고 부를 정도로 토네이도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이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토네이도의 강력함에 흠뻑 빠지게 된다. 물론 컴퓨터의 힘을 빌린 특수효과이지만 영화 중반에 나오는 강 위에서 발생한 토네이도가 물을 빨아들이며 둘로 나뉘어지는 모습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 불편한 두 여인의 만남, 심리학자인 멜리사는 아직도 조가 그를 사랑하고 있음을 간파한다.
   
▲ 도로시의 처녀 비행까지만 도와주기로 한 빌, 하지만 조를 만나자마자 또 다시 티격태격한다.

다른 재난 영화와는 달리 바람을 소재로 한 영화는 특히 소리에 집중되기 마련이다. 급격하게 방향을 바꾸어 차안에 갇힌 상태로 토네이도를 만나는 장면은 영상뿐만 아니라 음향 효과도 엄청나게 신경 썼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마지막 장면의 카테고리 5의 초 대형급 토네이도를 보고 있노라면 실제로 토네이도 안에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

   
▲ 처음 만난 토네이도, 나무로 만든 헛간은 물론이고 집까지 모두 박살내면서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 첫 비행에 실패한 도로시, 하늘로 날랐어야 할 계측기들이 바닥에 어지럽게 떨어져 있다.

이렇게 토네이도를 소재로 한 영화는 특히 음향에 집중 할 수 밖에 없다. 세월이 흘러 개봉한 <인투더 스톰>은 돌비사의 ‘Dolby ATMOS’ 음향으로 무장하고 개봉했는데, B급 영화 취급을 받던 이 영화가 사람들 입소문을 타면서 국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었다. ATMOS 상영관에서 이 영화를 보면 실제로 폭풍 속에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나?

   
▲ 이 영화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물기둥 토네이도, 처음에 방파제를 중심으로 2개가 있다가 하나가 2개로 분리되면서 총 3개의 물기둥이 생긴다.
   
▲ 2개로 분리되는 순간 빠른 속도로 주인공 차량을 향해 덥치기 시작한다! 규모가 작아서 다행이지 저런 무거운 차량도 높은 등급이면 하늘로 바이바이 한다.

또한, 이 영화는 그리운 얼굴을 만날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요즘은 스크린에 잘 얼굴을 비치지 않는 ‘헬렌 헌트’나 ‘빌 팩스턴’ 등도 반갑지만 40대에 약물 과다로 요절한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의 얼굴을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지금 다시 봐도 그의 연기는 개성이 넘치고 힘이 넘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드디어 만난 카테고리 5급 초 대형 토네이도, 크기나 강우량으로는 태풍에 비할 게 아니지만 움직이는 속도나 파워는 그 능력을 한참 초월한다. 실제로 5등급이면 수 톤에 이르는 트랙터도 공중 부양 시켜버린다.
   
▲ 드디어 비행에 성공한 도로시, 토네이도를 따라 하늘로 올라가면서 데이터를 전송한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이런 강풍을 동반한 토네이도는 만날 일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지만 한반도는 태풍이 자주 오는 지역인만큼 태풍에 대한 준비는 철저히 해야 한다. 그렇다면 본인은 이번 태풍이 왔을 때 무엇을 했을까? 솔직히 집에만 박혀 있었다. 괜히 밖에 나갔다 날아다니는 간판이라도 덮쳐오면 실려갈 응급실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예방요법을 철저히 해도 말이다.

   
▲ 하지만 제시간에 빠져나오는데 실패한 두 사람, 오른쪽 밑에 있는 사람의 크기로 토네이도의 규모를 짐작 할 수 있다.
   
▲ 깊이 박힌 수도관에 가죽 끈으로 몸을 지탱하고 토네이도를 버티기로 결정한 두 사람, 태풍에 '눈'이 있듯이 토네이도에도 눈이 있다. 영화에서는 토네이도의 눈 안에 하나의 토네이도가 더 도는 장면이 나오는데, 사실 이걸 볼려면 탱크급의 장비는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
- 강력한 토네이도! 그것을 쫓는 이들의 패기 넘치는 싸움!
- 영화는 역시 사운드지! 오랜만에 스피커 빠방하게 틀어놓고 감상해볼까?
- 헬렌 헌트 예뻐요!(지금은 할머니가 다 됐지만…)

 

이런 분들은 좀…
- 90년대 영화? 철 지난거 아냐?
- 오래된 영화라 그런지 CG티가 나네…

 

[헤모라이프 황정식 기자]

 

황정식 기자 nbkiller@hanafos.com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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