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혈우인이 쓰는 '응고되지 않은' 영화평, 연재가 시작됩니다.
‘어벤져스 vs 어벤져스’, ‘분열은 시작되었다!’ 와 같은 자극적인 문구, 그리고 그에 걸 맞는 자극적인 예고편, 이 영화는 마블의 팬이라면, 아니 히어로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궁금증이 폭발!!
▲ 이번 영화는 IMAX나 4DX로 보시면 더 끝내줍니다. (할인방법은 각자 찾는 걸로)
그것과 더불어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윈터솔져, 블랙 위도우, 팔콘, 워 머신, 호크아이, 스칼렛 위치, 블랙펜서, 스파이더맨, 비전, 앤트맨 이라는 엄청난 라인업! 캬~ 이건 무슨 모듬 초밥을 먹는 느낌의 그런 느낌이랄까? 이러니 마블 팬들이, 히어로물 팬들이 안 볼 수 있을까?
하지만, 이렇게 엄청난 라인업을 선보인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를 보기 전 우려 섞인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데..’ 라는 생각 말이다. 하지만 영화를 직접 보면 그런 생각은 하나도 안 난다. 오히려 영화에 집중하느라 내가 무엇을 걱정했는지 조차 잊게 만든다.
▲ UN 산하에 '히어로등록제'를 시행할 것을 놓고 갈등을 빚는 캡틴(좌)과 아이언맨 (혈우병도 UN에 등록관리 합시다)
■ 길지만 지루하지 않다!
이번 영화의 런닝타임은 거의 2시간 반, 일반적인 영화들에 비해서 상당히 긴 런닝타임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영화가 너무 지루해질 수도 오히려 재미없어질 수 도 있지만, 140분이라는 시간동안 영화를 보면서 지루한 느낌은 전혀 받지 않는다. 이러한 면에서 정말 감독의 노련미가 보인다랄까..? 칭찬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재미있다. 가볍다. 무겁다. 진지하다. 유쾌하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영화가 보는 동안 엄청난 긴장감과 몰입감을 주는데 이 긴장과 몰입감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중간 중간 웃음 포인트도 넣어주면서 긴장을 풀고 가볍게 볼 수 있게 하다가 다시 무겁고 진지하고 긴장하고 몰입하게 하면서 아주 잘 짜여진 구성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영화이다. 그래서 웃을 땐 웃고, 긴장할 땐 같이 긴장하고, 몰입될 때는 아주 몰두해서 영화를 보게 되면서 어느새 영화의 일부분이 되어버린다.
▲ 이 영화의 액션이 폭발하는 장면 : 공항 전투씬 (인천공항에선 찍지 말기~)
■ 재미있다, 하지만 심오하다.
그리고 이번 ‘캡틴 아메리카’는 한 마디로 표현하면 재미있다, 하지만 심오하다.
왜 심오한가? 그 이유는 히어로들의 인간적인 면이 적나라게 담겨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원하던 원치 않던 히어로들은 힘을 가지게 되었고, 그 힘으로 인해 타인을 돕기도 했지만, 다치게 하기도 했다. 그로 인한 주변의 극찬과 질타, 히어로 자신의 죄책감, 그리고 책임감, 이러한 심리를 잘 표현하였기 때문이다.
■ 스파이더맨 그리고 앤트맨
그리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스파이더맨의 등장과 앤트맨의 등장, 이들의 등장은 이번 영화의 맛을 살려주는 MSG같다. 시빌 워는 그야 말로 히어로들의 총집합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많은 히어로들이 나온다. 자칫 잘못하면 시장바닥이 될 수 있는 그런 공간에서 스파이더맨과 앤트맨은 정말 적절한 타이밍에 나와 주면서 영화를 더욱 재미있게 살려주는 역할을 하며 영화를 이끌어 나간다.
▲ 히어로들간의 내분으로 동료 '워머신'이 치명적인 부상을 입는다. (이럴 땐 응고인자 투여부터!)
이렇듯 이번에 개봉한 마블의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는 정말 재미있는 영화이다. 하지만, 그 재미가 단순한 오락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영웅이란 무엇인가? 어떤 것이 영웅인가 와 같은 심오한 질문을 은연중에 던지기도 하면서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영화이다.
우리는 누구나 영웅이 되길 꿈꾼다. 농담처럼 우리 혈우인들이 팩터를 100% 맞으면 마치 슈퍼맨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실제로 우리의 현실 속에서 손에 닿을 수 있는 기적을 만들어 내기 위해선 건강관리가 제일 우선이지 않을까 싶다. 꼼꼼한 예방요법은 아이언맨이 ‘아크원자로’에 팔라듐 충전하는 것과 같을 것이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은 캡틴이 방패와 전투복을 업그레이드하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ㅎㅎ 우리 혈우인들도 약 걱정 없이 전세계를 누비며 인류의 한 구성원으로서의 몫을 다 해내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이번 마블의 영화는 확실히 잘 만들었다. 그리고 재미있다. 기대한 만큼의 재미를 뽑아 내준 그런 영화였다.
[신정섭 객원기자]
▲ 신정섭 객원기자 : 2015년 코헴 여름캠프 자원봉사를 하며
신정섭 객원기자 webmaster@hemophil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