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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논리?

기사승인 2019.09.01  19: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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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동필 박사의 교육칼럼 #7

오래전 스타워즈 영화에서 ‘네가 내 쪽에 함께 서지 않으면 넌 내 적이다!’와 같은 대사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한 마디로 내편 아니면 적이라는 의미로 해석되는 부분이죠. 그런데 이러한 양극화의 모습은 왠지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퍼져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 대통령은 가짜 뉴스와 진짜 뉴스를 구분해서 비난하거나 칭찬하고 일본의 총리는 역사관을 놓고 ‘맞다/틀리다’를 이야기 하고 있는 모습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으니까요. 이러한 양극화 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요?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 이유는 두뇌의 진화과정에 있습니다. 두뇌가 처음으로 형성되었을 때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이 바로 먹어도 되는 것, 먹으면 죽을 수 있는 것, 가도 되는 장소, 가면 안 되는 장소 등과 같이 ‘좋다/나쁘다’, ‘된다/안 된다’, ‘맞다/틀리다’의 형태였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한 결과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리는 것에 덧붙여 이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좋다/나쁘다’와 같이 뚜렷하게 구분지어 전달했을 때 받아들이는 쪽에서 그 의미를 좀 더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가설이 가능합니다. 예와 함께 조금 더 부연 설명을 하자면 부모가 말을 아직 하지 못하는 아이를 가르칠 때 구구절절 설명을 하는 것보다는 눈을 부릅뜨면서 ‘안 돼!’라고 한마디 하는 것이 의사 전달에 있어 명확하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흑백으로 나누어 의사전달을 하는 방법은 인간 뿐 아니라 원숭이, 개 또는 오리와 같이 신호체계를 사용하는 두뇌를 가진 거의 대부분의 동물들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으로 보아 두뇌가 생기기 시작한 초기부터 진행되어 왔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맞다/틀리다’의 의사 전달은 표정, 몸짓, 또는 간단한 소리를 이용한 신호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두뇌를 가진 동물들의 공통적인 의사소통의 방법이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인간의 정신세계에 대한 이해가 넓어진 현대사회에서 그것도 나라의 지도자들의 모습에서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를 필자는 이렇게 해석합니다. 이성적 사고 또는 논리적 사고는 실제 두뇌의 사고력을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논리적 사고는 ‘맞다/틀리다’를 이야기할 때 그렇게 이야기하는 이유나 근거를 댈 수 있는 두뇌 능력을 뜻합니다. 한국의 정치에서 익숙한 이야기를 하나 예를 들자면 누군가 ‘나는 보수다!’라고 이야기 했을 때 왜 보수라고 하는지 그 이유를 댈 수 있다면 적어도 논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이야기 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만일 누군가가 ‘나는 진보다!’라고 이야기를 하면서도 ‘왜 당신은 스스로를 진보라고 생각하나요?’라는 질문을 받고도 답을 하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이성적 또는 논리적 사고가 결여된 사람으로 보수와 진보를 단순히 흑백으로 보고 접근하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말을 정리하자면 근거 없이 단순히 맞다/틀리다, 좋다/나쁘다 등을 주장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논리적 사고가 부족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이제 이 배경을 가지고 현실의 모습을 비춰보겠습니다. 미국의 대통령이 또는 일본의 총리가 ‘좋다/나쁘다’, ‘맞다/틀리다’와 같은 이야기를 그것도 근거 없이 하고 있고 또 그 이야기를 듣고 자국의 국민이든 타국의 국민이든 같이 박수치며 맞장구를 친다는 것은 곧 이 사람들은 비록 언어는 인간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으나 두뇌는 신호를 사용하여 의사소통을 하는 원숭이, 개, 오리 등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주는 것과 다르지 않고 나아가 이러한 지도자들을 지지하는 사람들 또한 논리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두뇌가 아닌 단순한 정보의 전달만을 원하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뜻합니다.

물론 개중에는 나름의 근거와 논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흑백으로 나누어 다투고 있다는 것 자체가 그 사람들이 가진 논리나 근거가 탄탄하지 않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독자 여러분들께서는 어떤 사람이 지도자가 되었으면 하시나요? 근거 없이 주장만 하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이유와 근거를 조목조목 설명하면서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이야기하는 사람인가요?

끝으로 이렇게 질문해 보겠습니다. 흑백으로 나누어 이야기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흑 아니면 백으로 구분한다는 뜻인데 여기에 논리를 붙여 흑백논리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는 것이 과연 논리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 참고사진 : 일본원숭이

[민동필 칼럼니스트]

'혈우 가족' 민동필 박사는?

 

민동필 박사는 워싱턴 스테이트 대학에서 박사를 마치고 코넬 웨일 메디칼 스쿨에서 박사후 과정을 마치고 콜럼비아 대학에서 연구팀 리더로 있었으며 캐나다로 이민 후 캐나다 국립연구소에서 과학자로 일하며 몬트리올 콩코디아 대학에 겸임교수로 있다가 밴쿠버로 이주하면서 교육으로 분야를 바꿔 현재까지 교육방법을 개발해왔다.

민동필 칼럼니스트 tongpil@gmail.com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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