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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주사, 아무리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그 불편함

기사승인 2019.07.07  19: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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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우병 환자가 꼭 갖추어야 할 스킬이지만 그리 쉽게 얻을 수는 없는…

혈우병은 선천적으로 특정 응고인자의 활성화 수치가 정상보다 떨어지는 결핍 현상이 있어 지혈에 문제를 겪는 병이다. 이러한 선천성 유전병을 고치기 위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고 결과적으로 실험실에서 제조된 응고인자를 주기적으로 보충하여 정상적인 활성화 수치를 유지할 수 있는 치료제가 개발되었다. 하지만 이 응고인자를 체내에 투입 하면 몇 시간이 지나서 활성화도가 절반으로 줄어들고(반감기) 끝내는 소멸된다. 때문에 혈우병 환자는 주기적으로 계속해서 혈관 주사를 맞아야 하는 것이다.

본인도 혈관이 좋지 않아 어렸을 때 주사 맞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자가 주사라는 것이 꼭 나이의 문제는 아닌 듯 하다. 미국에 사는 ‘쉘리 호로위츠(Shellye Horowitz)’는 늦게 자가주사라는 것을 배웠고 이것이 쉽지 않은 기술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자가주사가 혈우병 환자에게 어떤 것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자가주사가 싫다. 싫어하기도 하지만 잘 넣지도 못한다. 몇 년 동안 주사를 맞으면서 색이 바뀐 혈관과 함께 이러한 치명적인 기술에 대한 자신감도 완전히 잃어버렸다.

   
▲ 한 번에 성공하는 법이 없었다. 너무 많은 실패를 거쳐 자신감을 완전히 잃어버리기도 했다.

지역에 사는 혈우병 환자

나는 시골에 산다. 내가 사는 곳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혈우병 치료 센터는 6시간 이상 차를 타고 가야 한다. 거기다가 내가 사는 마을엔 병원도 없다. 결국 나는 내 주사약을 내가 해결해야만 한다.

나는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온지 약 4년 정도 되었다. 이사한지 몇 개월 정도 지났을 때 새벽 3시쯤 20걸음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화장실로 가다가 넘어졌다. 나는 그날 바닥에 심하게 부딪혔다. “야간이나 주말에 다쳐서 8인자 보충이 필요할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다음날 나는 혈액학 전문의에게 이렇게 메일을 보냈고 그 다음날 그녀는 나를 전문 약국으로 데려갔다. 약국에서는 집에서 주사 놓는 방법과 8인자를 보관하는 방법 등을 가르쳐 주었다.

   
▲ 식염수를 가지고 연습한 바ㅇ[

자가주사 수업

2016년 5월, 처음으로 자가주사 교육을 받았다. 그 때 내 나이 43세였을 때다. 첫날, 나는 인공으로 만든 가짜 팔의 정맥을 찾는 연습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나름 정맥을 찾는 것에는 소질이 있는 것 같았다. 다음으로 나를 가르쳐준 사람의 혈관에 실제로 주사하는 훈련을 하였다. 그런 다음 나는 한 손으로 내 혈관을 찾아 주사 놓는 방법을 배웠다. 첫번째 시도에서 성공! 하지만 다음 두번의 실패에 멘탈이 붕괴되었다.

지난 3년 동안 자가주사 성공률의 기복이 심하게 있었다. 2016년 10월에 정말 출혈이 심해서 자가주사를 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그때 나는 나를 정성껏 도와줬던 전문 약국 간호사와 함께 FaceTime을 하며 첫번째 홀로 자가주사를 시도했고 성공했다. 그 당시의 기쁨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하지만 다음의 몇 번은 계속 실패의 연속이었다. 혈관 색이 달라질 정도로 몇 번씩 실패했고 그날 저녁은 정말 끔찍한 시간으로 기억됐다.

   
▲ 계속해서 실패하는 자가주사는 몸도 마음도 지치게 한다.

내게 필요한 8인자

2017년 3월, 심하게 넘어진 적이 있었다. 계단을 오르다 미끄러졌고 3개의 금속 계단에 부딪히며 넘어졌다. 결과는 내 골반뼈의 골절로 이어졌다. 극심한 고통은 내가 골절되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듯 했다. 나는 급히 응고인자를 맞아야 할 상황이었으며 자가주사를 시도했다. 나는 12번 주사에 실패했으며 결국 이틀만에 지역 혈우병 센터에서 링거용 주사 바늘을 넣는데 성공했다. 몇 일간 내가 필요할 때 8인자를 넣을 수 있게 말이다.

내가 시도한 자가주사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링거용 주사바늘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내년에도 출혈이 있을 때마다 주사를 놓아줄 수 있는 곳에 가서 주사를 놔 달라고 말하려고 한다. 내 자신감은 계속 떨어졌고 더 이상 응고인자를 낭비하거나 실패 연속의 자가주사를 하고 싶지 않았다. 한번은 중요한 수술을 하고 난 뒤에 집에 와서 큰 출혈을 겪어 응급실로 가기 전에 자가주사를 성공한 적이 있었다. 그날 밤 주사 성공을 정말 기뻐했지만 다음 3주 동안은 몇 일간 유지할 수 있는 주사 바늘을 달고 살았다.

혈우병을 앓고 있는 많은 남성들이 어린이 캠프에서 자가주사 하는 방법을 배운다. 내가 아는 많은 혈우병을 가진 어머니들도 어떻게 주사를 놓는지 배우고 노력한다. 자가주사는 성공했을 때 그 성취감이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주사 바늘로 엉망이 된 혈관을 보면서 빠르게 실망감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 드디어 성공한 자가주사!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계속된 연습

그래도 나는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할 필요까지 있지는 않다. 그래서 나는 출혈이 있을 때만 맞는 '필요시 치료법'(on-demend)을 시행하고 있다. 운이 좋다면 주사 없이 몇 주, 혹은 몇 달간 지낼 수도 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자가주사이다. 다른 사람처럼 예방을 위해서 일주일에 몇 번씩 되는 주사를 맞을 자신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여름에는 내 자신의 독립을 위해 일주일에 여러 번 자가주사에 도전할 것이다. 나같이 혈우병 치료센터에서 멀리 사는 사람이라면 자가주사는 매우 중요한 기술이다.

나는 응고인자를 스스로 관리할 수 있다는 말을 믿는다. 자가주사에는 무한한 자신감도 필요하지만 곁에서의 많은 독려도 필요하다. 지금은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이상한 스킬이지만 이 스킬은 나의 목숨을 구할 수도 있는 그런 기술이기 때문이다.

 

[헤모라이프 황정식 기자]

 

황정식 기자 nbkiller@hanafos.com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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