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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모필 무비필> 어벤저스야, 샤잠을 '엔드'시켜야만 속이 후련했~냐!

기사승인 2019.04.24  11:4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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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괜찮은 영화 <샤잠!>을 위한 변명

   
▲ 개봉한 지 3주 밖에 안됐는데... 어벤저스가 너무했다!

대망의 '어벤저스 엔드게임' 개봉일이다. 동시에 수 많은 다른 개봉 영화들의 무덤이 열리는 날이기도 하다. 실제로 오늘자 CGV 엔드게임 예매율이 98%에 육박하는 반면, 그외 상영작들은 모두 1% 이하이다.(당연히 '상영작 전체 합계 = 100%' 개념이 아닌 영화별 예매율을 말한다.) 타 영화들 단독관 배정은 고사하고 엔드게임이 상영되는 사이사이 가장 관람이 적은 시간대에 한 타임씩 끼워넣기 식으로라도 걸리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일 정도이다.

DC의 영화 '샤잠!'은 그런 면에서 참 안타깝다. 많은 면에서 마블과 비교당하고 깨져나가는 DC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단독캐릭터 영화들을 만들어나가고 '저스티스 리그'라는 불안불안한 팀플레이 영화도 내 놓았다. 외국 코미디프로에서는 DC 캐릭터로 분장한 개그맨이 나와 '어떻게 계속 영화를 만들 수 있냐' 묻는 질문에 "마블 주식을 산다"고 조롱을 하기도 한다. 그런 와중에도 최근작 '원더우먼'과 '아쿠아맨'이 흥행기록을 세운 데에는 캐릭터가 가지는 매력이 가장 큰 몫을 했으리라 생각된다.

   
▲ 슈퍼파워를 테스트하기위해 샤잠은 편의점 강도 앞에 나섰고 이를 유튜브에 올리며 신난 프레디

샤잠은 다른 히어로 캐릭터들과 확연한 차이가 하나 있는데, 바로 자신의 선택으로 슈퍼파워를 얻게 된다는 설정이 그것이다. 다른 히어로들은 거미에게 물린다거나 신의 아들로 태어난다거나 해서 우연적 필연적 파워를 얻게 되지만 샤잠은 어느 순간 초현실 세계로 빨려들어가 마음의 소리에 따라 선택을 하게 됨으로써 히어로의 자격을 얻는다. 그리고 그런 선택의 기회는 주인공 소년 '빌리 뱃슨' 뿐만 아니라 수많은 시민들에게 주어져왔지만 소년을 제외한 누구도 '선'을 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그저 스쳐지나가는 꿈이라고 여겨졌을 터이고, 아마 이야기는 우리들 자신에게도 혹시 그런 선택의 순간이 있지 않았냐고 묻고 있는 것 같다.

샤잠 역을 맡은 배우는 무명에 가까운 '제커리 리바이'다. 코믹 연기에 어울릴 것 같은 배우이지만 짐캐리 만큼 독보적이지 않고, 슈퍼히어로지만 크리스 에반스 만큼 멋있지도 않다. 어쩌면 어른이 된 백인 남성의 가장 평범한 외모인 듯 한데 그점이 캐스팅 이유가 아닐까? 누구나 겪는 고민과 가장 평범한 선택의 순간을 지나 조금씩 특별할 것 없는 덩치 큰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그리는 데 아주 적절했다고 보인다. 히어로냐 아니냐를 가르는 것은 아주 작은 차이, '마음의 소리를 이겨낼 수 있느냐' 였다.

   
▲ 빌런 시바나 박사를 만나 히어로서의 한계를 실감하는 샤잠

꼬꼬마 때 엄마를 '잃어버린' 소년 빌리는 샤잠으로서의 최대 위기를 맞았을 때, 엉뚱하게도 친엄마를 찾아 나선다. "아니 지구가 망하게 생겼는데 한가하게 잃어버린 엄마나 찾겠다고?" 라는 생각이 들 무렵, 빌리와 엄마의 대사들은 이 영화 최고의 명장면으로 기억되기에 충분했다. 자신이 엄마를 잃어버리게 된 이유를 알게되고 이해와 거리라는 힘을 장착하는 순간 진정한 의미의 어른으로 거듭나게 됐다. 왜 마음 속 소리에 엄마에 대한 원망과 '낳았으니 책임져' 같은 것들이 없었겠는가. 그런 소리들을 이겨내고 현실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야말로 어른에게 필요한 슈퍼파워라고 영화는 말한다.

주인공은 물론 샤잠이지만, 이 영화에는 또다른 주인공이 있다. 바로 빌리와 같은 위탁가정에 살고 있는 '프레디'라는 친구. 다리에 장애가 있어 지팡이를 짚는 소년. 어느날 몸이 바뀌는 컨셉의 영화나 드라마에는 꼭 한 명씩 절친이 그 비밀을 지켜주고(처음에는 기겁을 했다가 둘만의 비밀로 증거를 대는 그 장면! 꼭 있다) 잘못된 걸 바로잡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프레디와 변신한 샤잠이 신박한 변화를 즐기고 옥신각신 히어로의 역할에 대해 싸움을 주고받는 장면을 보고 있자면, 톰 행크스 주연의 그 옛날 영화 '빅(Big)'에서의 조쉬(톰 행크스)와 빌리(자레드 러쉬톤)가 떠오른다. 이 역시 하룻밤 사이에 어른이 되어버린 소년의 이야기인데 많은 부분 샤잠의 감독이 오마주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주인공 빌리 이름부터 백인 소년들이라는 공통점, 특히 밟아서 치는 피아노 장면까지... 풋풋했다.

   
▲ 영화 '빅(Big)'에서 어른으로 변해버린 조쉬(톰 행크스)가 친구 빌리와 함께 가족으로부터 구속받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만끽하고 있다.

어쨌거나, 프레디는 (다리를 저는) 자신이 그렇게도 되고 싶었던 슈퍼파워를 가진 친구녀석이 그 능력으로 거리공연으로 푼돈이나 벌어들이는 모습을 보고 크게 화를 내며 싸운다. 자신은 도저히 가질 수 없을 것 같은 능력과 극복할 수 없게 느껴지는 장애, 한없이 자신을 작아지게 만드는 '질투'라는 것에 대해 감독은 아주 강한 어조로 맞서 싸우라고 말한다. 프레디를 통해서도, 이 영화의 빌런인 시바나 박사를 통해서도 말이다.

이렇듯 영화 '샤잠!'은 출신과 장애라는 껍질을 깨고 세상으로 나아가는 소년들의 성장 이야기이다. 샤잠의 슈트만큼 식상하고 촌스러운 주제지만, 플롯 구성방식에 있어서는 재치있다. 더구나 제목을 '배트맨'이나 '슈퍼맨'처럼 붙이지 않고 '샤잠!'이라고 느낌표를 붙인 건 자신의 운명과 선택을 받아들이고 어색하지만 그 아이덴티티를 외칠 때 비로소 홀로 설 수 있는 어른이 된다는 뜻으로까지 굳이 의미부여를 해보고 싶다. 참 괜찮은 영화가 '어벤저스 : 엔드게임' 개봉으로 인해 말 그대로 엔드게임에 접어든 게 아쉽다. 

   
▲ 카니발장에서의 싸움을 통해 진정한 힘의 의미에 대해 알게...됐나?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

김태일 기자 saltdoll@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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